카페에 앉았는데,
막상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영상도 만들고, 글도 써야 하고, 할 일은 분명 많은데
마음이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내가 쓴 글과 만든 영상에 반응이 없는 것이
조금은 서운했던 것 같다.
하지만 애초에 잘 팔리는 콘텐츠를 만들겠다고
시작한 일은 아니었다.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임하기로 했으니까.
지금 당장은 사람들의 반응에 신경 쓰지 말자고,
내 마음을 담을 수 있는지가 먼저라고
스스로에게 말해본다.
마음과 글, 영상이 연결되는 시간이 깊어지면
언젠가는 익숙해질 테고
콘텐츠의 밀도도 자연스레 쌓일 것이다.
많은 정보를 담고, 많은 말을 하는 대신
여백이 있고 머무름이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내 말로 누군가의 감정을 덮어씌우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감정을 조용히 내려놓을 수 있는 공간으로.
나는 인기 있는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내 마음에 머물다 발견한 것을
말이나 이미지, 선율로 옮기는 사람이다.
그 사이에 여백이 많아서
각자가 느끼고 배우는 것이고,
비유와 은유, 이야기 속에서
스스로를 깨우치며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날이 있다.
무언가 대단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대단한 하루가 있다.
그럼에도 마음 한편에는
생산적인 것을 해야만 할 것 같은 압박이 남아 있다.
지금 이대로 멈추면
큰일이 날 것 같고,
나쁜 미래가 다가올 것 같은 불안, 조급함.
불안을 떨쳐내기 위해 무언가를 하는 것도
참 대단한 일이고,
불안 앞에 서서 도망치지 않고
처절하게 느껴보는 것 역시
용기 있는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오늘은 묻는다.
지금, 나는 어떤 마음에 초점을 두고 싶은가.
잠시 흐려지고 흩어지더라도
다시 모으면 된다.
불안은 마음을 이리저리 떠돌게 하지만,
그 떠도는 모양마저도
존중받아도 되지 않을까.
별것 아닌 일에 마음이 흔들리고
별것 아닌 말에 휘청이는 건
원래 그런 거라고,
그게 이상한 것도 연약한 것도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러니 오늘 하루 잘 버텼고,
잘 먹고, 마음 놓고 푹 쉬면 된다고.
마음은 날씨 같아서
좋았다가 나빴다가 할 수 있다.
어떤 날은 잔잔하고
어떤 날은 힘겹지만,
지나갈 때까지 차분히 지켜보면 된다.
호들갑을 떤다고 날씨가 빨리 바뀌는 것도 아니고,
화를 낸다고 달라지는 것도 아니니까
감정을 그냥 말해도 괜찮다.
오늘 무언가 대단한 것을 이루지 못했어도,
나는 오늘을 살아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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